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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오데이 2020년 2월호
FX가 한국교회에 왜 필요한가? - 작은 교회 관점
교회, 새로운 표현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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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일 목사 기자 소속 동네작은교회
작성일 2020.02.05 10:00 조회 672회 댓글 0건

본문

본지에서는 지면을 통해  지난 2019년 10월 21일에 있었던 FX코리아 『교회, 새로운 표현을 입다』 컨퍼런스의 발제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

김종일 목사는 개척된 교회가 20명을 넘기면 작은 공동체로 분립하는 모델의 동네작은교회의 대표 디렉터이다.

 

동네작은교회는 올해로 12년 되었습니다. 저희가 처음 시작할 즈음에 많은 분들이 가졌던 관심은 작은 공동체로 계속 분립하는 모델에 대한 것이었고 저희 역시도 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교회 사역을 했습니다. 6년 정도 지났을 때 5개의 공동체가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주로 예배 중심의 가정교회 형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그중 2개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교회성장학에서 말하는 ‘하나가 둘이 되고 넷이 되고 여덟이 된다’는 이야기는 실제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모여서 논의하고 고민하고 기도한 끝에 ‘예배 중심이 아니라 선교가 중심인 공동체로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 하고 선교형 교회의 가치들을 적용하는 과정으로 나아오게 되었습니다.

개척학교 숲을 통해 공동체 개척에서의 실천 과정을 지난 5~6년간 거쳐오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초창기 예배공동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도 물론 비슷한 고민들을 했었습니다만, 바로 ‘누가 개척자인가’ 하는 것입니다. 

개신교에서는 말씀 증거자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대개 말씀에 은혜를 받았을 때 “은혜 받았다”고 하고 “우리 목사님 말씀이 좋아”라고 하죠. 예배공동체가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데는 수많은 요인이 있지만, 말씀에 대한 만족도가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의미가 있고, 그 의미라는 것이 우리 교회가 가진 중요한 가치라 할지라도 주일날 예배 때 말씀에서 은혜를 받지 못했다고 하면 그게 가장 큰 불만이 되는 겁니다. 

설교라고 하는 것이 꼭 신학을 전공한 목회자가 해야 될 부분인가, 그 공동체를 이끌어나가는 성도가 설교자로서 역할을 할 수는 없는가 하는 것이 초창기에 했던 진지한 고민이었습니다.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저희는 성도가 충분히 말씀 사역자로서 공동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 부분으로 인해서 5개 공동체가 3개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던 겁니다. 제가 하는 고민은 뭔가 하면 결국 누가 실제적으로 교회를 개척해낼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저희 ‘개척학교 숲’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교회개척’은 목회자의 몫이라고 생각들을 합니다. 그러나 그건 그냥 관념일 뿐이지, 실제로 목회자들만이 교회개척을 잘하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신학을 공부했고 목회의 전문가적인 훈련을 받기는 했지만 개척의 훈련을 받은 것은 이닙니다. 개척 훈련을 받았거나 또는 개척의 소명을 받은 분들이 꼭 신학교에 가는 건 아니란 말이죠. 실제로 어떤 교회나 교단에서 인정해주는 단체나 기관 출신이 아니더라도 자발적으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만들어낸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자기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또 어떤 분은 어느 분야의 전문가로서 자기가 일하는 현장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예들을 볼 때마다 정말로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이끌 수 있는 DNA를 가진 사람들은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개척자 DNA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말하자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일상 속에서, 전혀 종교적인 영역이 아닌 곳에서 이러한 공동체를 만들어내거나 최소한 불씨를 붙여낼 수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낼까 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훈련으로 그러한 일꾼을 키워낼 수도 있겠죠. 영국에서 FX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개척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다. 타고난 개척자, 즉 어디서건 뭘하건 항상 뭘 만들어내는 은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사도적 은사를 지닌 사람apostolic genius이 있다는 이야기지요. 그런 사람은 신앙공동체를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들어낸다는 거죠. 어떻게 하면 이런 사람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저의 고민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 어떻게 세워드리느냐 하는 것이 FX를 통해 제가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저희 공동체 중에 어떤 공동체는 어린이도서관을, 어떤 공동체는 다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또 가나안성도들만 모이는 공동체도 있습니다. 아직 미션을 못 찾고 고민하면서 모여서 예배하는 공동체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선교형 교회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션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동체가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는, 일상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경험하고 경축하고 동참할 수 있는 공동의 미션이 찾아지는 것이 저희 선교형 교회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FX를 통해서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고 팀빌딩으로 이뤄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교회론과 새로운 교회의 형태들이 나올 때가 무르익고 차고 넘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 이상 신대원에서 교회개척자를 만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니, 만들지 않고 있어요. 커리큘럼만 봐도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사람을 훈련시키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이미 중지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기존 교회를 물려받거나 계승을 하거나 해서 끌고 나가는 것이 우리의 부르심이냐 하는 겁니다.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신학 수업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에 관계없이 어떤 사람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도적 탁월함을 발휘해서 마을에서든 일터에서든 취미활동을 통해서든 또는 전문 분야에서든 자기가 속한 곳에서 신앙공동체를 이뤄내는 것을 보여준 것이 FX입니다.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그러한 모습들을 어떻게 해볼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도 마찬가지지만, 목회자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이 급속도로 줄어가는 추세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대비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안수를 받은 목회자들이 에베소서에 나오는 오중직에서의 목양의 역할로서 자기 역할을 발휘하면서, 그밖의 다른 은사가 있는 분들과 어떻게 적절하게 팀빌딩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들은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할 것 없이 어떻게 보면 다 목사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FX에서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의존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어떤 논의를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목사님 생각은 어떠세요?” 이렇게 자꾸 깔대기처럼 한곳으로만 모아지기 때문에 변화되기가 어렵습니다. FX 훈련이나 관점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즉 목회자가 자기 위치를 잘 잡아내면서 성도들 중에서 은사가 있는 분들과 동역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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