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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선교형 교회 연합감사성찬례 - 파주우물교회 이종민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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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작성자 브랜든연구소
작성일 2016.04.24 10:00 조회 4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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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4일 주일 선교적교회 연합감사성찬례 설교

이종민 사제 (파주우물교회)

 

 

요한 13:31-35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오늘 선교형교회 개척교회연합 예배라는 이름으로 함께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을 환영하고 우리를 불러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 모인 이들은 안락함 보다는 도전을 선택한 분들이고, 하느님의 교회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줄 믿습니다. 여러분에게 주님의 은총을 기원합니다.

저희 파주 우물교회는 파주 시청 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통 시청 앞에 가면 맛있는 식당이 많다고 하는데, 이 놈의 파주 시청 앞에는 먹을 만한데가 없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늘 저희 샬롬의집 실무자선생님과 ‘몰 먹지’, ‘맛있는 거 없나’하는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고는 ‘맨날 그렇지 모’ 하며 대충 한 끼 식사를 때울 곳을 찾아 나섭니다.
비싸고 화려한 식당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반찬 수가 적더라도 정갈하고 담백한 음식, 조미료는 들 쓰고 재료가 신선한 곳. 그리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당 주인의 음식 솜씨와 맛의 철학이 담긴 곳.
그러한 식당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식당은 수십개가 있지만 갈만한 곳은 없는 현실. 어딘가서 본 것 같습니다.
비교되는 파주의 한 식당은 간판도 허름하고, 굉장히 외진 곳에 있습니다. 메뉴도 다른 데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 곳은 정말 문전성시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렇게 손님이 많으면 건물을 확장하거나 간판도 고치고, 주차창도 넓히고 할만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더 오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배가 고픕니다. 사람들은 허기지고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 먹을 곳을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식당은 많지만 갈 곳이 없는 현실은 슬픕니다. 아니 형편없는 음식을 차려 놓고 배 고픈 이들의 주머니만 노리는 식당들만 난립해 있는 현실이 슬픕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의 교회을 봅니다.
여기저기서 교회의 위기를 이야기 한 지 오래 됐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교회의 위기가 아닙니다. 이는 마치 배고파 쓰러지는 사람들 앞에서 식당의 위기를 이야기 하는 것과 똑 같습니다. 배가 고픈데도 사람들이 들어갈 식당이 없다면 식당의 위기가 아니라 배고픈 이들의 위기인 것입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교회의 위기를 이야기 하고 많은 교회들의 쇠락을 걱정하는 것은 무언가 거꾸로 된 일입니다. 그전에 앞서 과연 교회들이 사람들의 영적인 배고픔을 채워주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젼을 주었는지, 마땅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해왔는지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오늘 선교형교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교회를 해 나가는 모든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안주해왔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이웃들에게 힘을 주고, 배고픈 이들을 먹이고,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주고, 절망하고 지친 이들을 일으키고자 하는, 교회가 본래적으로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되새겨야 합니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교회는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창조적으로 변화하여 왔고, 그 창조적 변화속에서 전통을 만들고, 또 그 전통을 뿌리삼아 새롭게 갱신해 왔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그래서 ‘새로운'일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 급속하게 변하는 이 시대에 어떻게 그러한 일들을 가능케 할까 하는 지혜를 모아야 하고 성령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에는 언제나 익숙함과 결별해야 하고 불편함이 따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교형 교회들도 그러한 면이 있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초대교회가 유대교적 뿌리와 갈등하는 장면을 봅니다. 유대교 배경을 지닌 초대교회신자들은 이방인들, 곧 할례받지 않은 이들과 사도들이 식사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습니다.
베드로도 속마음은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새로운 비젼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은 환상과 음성을 통해 베드로가 갖고 있던 유다인과 이방인, 교회와 세상이라는 경계를 허물어 뜨리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은 말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그들을 따라가라”

머뭇거리는 베드로에게 성령은 망설이지 말고 세상을 향해 가라고 하신 것입니다. 성경은 그 때에 하느님께서는 이방인들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 주셨다고 말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지만 교회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교회는 마치 교회는 그들만의 식탁을 꾸려 자기들만 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 속으로 먼저 변화하여 들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성육신의 정신입니다.

오늘 새로 시작하는 선교형 교회 연구소는 ‘브랜든성인’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브랜든 성인은 6세기 아일랜드 성인으로 대서양 여러 섬들을 찾아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아메리카대륙까지도 갔다고 합니다.
항해자, 개척자, 도전자였습니다.
우리가 바로 교회의 새로운 항해를 떠나는 개척자들이며, 증거자들이며, 도전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몇 몇 사제, 성직자가 아닌 우리 한명 한명이 파송받은 선교사이며 바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오늘 새 계명을 주십니다. 그것은 교회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먹일 영의 양식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의 작은 공동체안에 충만할 때 사람들은 우리를 일컬어 예수님의 제자라 부를 것이며 우리의 모임을 참된 교회라 할 것입니다.
묵시록 21장 6절은 이렇게 전합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나는 목자른 자에게 생명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
부디 예수님의 사랑을 품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항해를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께서 언제나 용기로 함께 해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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