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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오데이 2020년 2월호
타옹가, 소중한 것
21세기 선교: 지구촌 선교 5대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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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캐시 로스 / 황윤하 라파엘 번역 기자 소속 성공회 강남교회
작성일 2020.02.05 10:00 조회 1,162회 댓글 0건

본문

 

본지에서는 지면을 통해  Mission in the 21st Century: Exploring the Five Marks of Global Mission을 번역하여 연재합니다. 이 책은 영국성공회 파이어니어 저자들이 성공회를 넘어 신앙공동체의 실무자와 지도자, 학계 및 선교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론, 질문, 사례 연구 및 에세이를 통해 현장에서의 실천과 학문적 성찰을 결합시키며, 선교와 신학에 대한 신선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캐시 로스 박사는 영국과 전 세계에서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교학자이다. 옥스퍼드의 CMS 파이어니어 미션 리더십 교육센터에서 MA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다.


타옹가taonga는 아오테아로아Aotearoa(뉴질랜드라는 뜻)에서 온 마오리어 단어로, 유무형의 여부와 관계없이 소중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타옹가를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이 단어는 지혜에도 사용되며, 귀하고 소중한 것, 예를들면 세대를 걸쳐온 땅, 가보, 아름다운 옷, 가치 있는 보석 조각, 그리고 조부모를 지칭할 때도 사용된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타옹가라고 부르는 것은 칭찬이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타옹가이다. 우리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주며, 우리를 세계의 많은 다양한 상황들로부터 오는 감동적인 성찰로 이끌어주는 이 책은 수년간 축적된 지혜, 아픔과 고통, 그리고 신실한 섬김을 각 페이지에 담고 있고, 이야기와 학문, 일화와 사색, 역사의 짐과 미래를 향한 희망을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상황 안에서 예수를 따르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 그 길을 갔던 다른 여행자들로부터 듣고 배울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타옹가이다. 

이 책은 또한 모든 종류의 가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시도이기도 하다. 선정된 각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저자들을 초대했다. 우리는 이것이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가능성과 타협안을 통해 잘 숙성된 시도이기도 하다.

첫 번째 타협은 영어의 사용이었다. 우리 저자들 중에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지만 우리는 영어로 쓰고 출판한다. 나는 이것의 부당함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영어 패권주의는 우리의 세계가 원래 될 수 있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임을 의미한다. 우리가 세계화의 경험과 그들 모두를 다스리기 위한 한 언어로의 전체화 경향성으로 인해 우리가 약화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불공평한 일이지만, 소통의 필요로 인해 우리는 이 부분을 타협했다. 이것이 세상의 방법이다. 혹은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의 방법이다.

내가 예민하게 느낀 또 다른 타협은 젠더gender 균형의 결여였다. 여성 저자의 글은 1/3이 채 되지 못한다. 나는 이것을 설명할 수도, 변명할 수도 없다. 우리는 여성이 그리스도교 교회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공적인 무대에 등장하게 되면 남성들이 논의를 주도한다.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의 방식이다. 나는 남성들이 대화를 하는 동안, 여성들이 일을 하는 상황을 반영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또한 완전히 공정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우리는 반드시 여성의 목소리가 집과 가정에서 들리는 것만큼 공적인 광장에서 들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마지막 타협은 범위와 대표성이다. 선택은 만들어져야만 한다. 어떤 지역들은 대표성을 띠지 않는다. 어떤 중요한 주제들은 토론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목소리들은 아예 들리지 않거나 어쩌면 다른 발화자들을 통해 희미하게 나왔을지 모른다. 아직 모든 것이 가능하지는 않으며,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이다. 그러나 언젠가, 모든 것은 가능해질 것이고, 우리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다수의 목소리를 대하는 적당한 방식modest fashion의 미리보기가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 기고자들이 처해 있는 대부분의 상황이고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오늘날 선교에 있어 대표성을 가지는 목소리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 편집자들은 그냥 서양사람일 뿐이고, 어쩌다 거저 줍게 된 보물들을 영어로 전달하는 전달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몇 가지 절충안이 있긴 했지만, 이 타옹가 안에 담긴 풍부한 다양성에 기뻐하면서 이 이야기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선교 5대 지표’와 현대사회에서의 선교 쟁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선교 5대 지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새 신자들을 가르치고 세례를 주고 양육합니다.

사랑의 섬김으로 이웃의 필요에 응답합니다.

불의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종류의 폭력에 도전하며,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합니다.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며, 지구 생명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 노력합니다.

선교 5대 지표는 완벽하거나 완성된 선교의 정의가 아니다. 오늘날 선교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 전부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또한 타협이다. 그러나 이 내용들은 풍부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선교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을 위한 좋은 행동양식을 만들어준다. 

이 책의 섹션 1에서는 선교 5대 지표 각 항목마다 서로 다른 입장의 글 두 편씩을 짝지어 놓았다. 각 쌍의 첫 번째 글은 좀 더 반성적이고 신학적인, 지표를 깊이 있게 살펴보는 내용이다. 두 번째 글은 좀 더 서술적이며, 실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두 글은 각 지표들이 저자의 각 맥락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는 이 방법을 통해 각 지표가 강조하는 선교학적 깊이와 실천적 참여가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에세이들은 매끄럽거나 번지르르하게 보이는 것을 의도하지 않는다. 현직 종사자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이 글들을 만들어냈다. 이 에세이들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그들이 딛고 있는 현장/현실의 냄새를 가지고 있다. 즉, 현실에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적용적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우리를 설득하고, 깨뜨리며, 용기와 도전을 준다. 그 목소리들은 하나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떤 것은 이야기로, 어떤 것은 시로, 어떤 것은 꽉 짜여진 산문으로, 어떤 것은 우리 귀에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되어 있다. 나는 이것이 이 책의 아름다움과 힘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실제,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민자와 낯선 이, 친구들과 친숙한 얼굴들, 거리와 학문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선택된 에세이들은 우리가 절망과 타협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지닌 이 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캄팔라 도심의 거리 선교 이야기, 콩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고투하는 주교의 이야기, 뉴질랜드에서 자긍심을 주기 위해 레이스 커튼을 선물한 이야기, 정의의 하느님과 사랑에 빠진 브라질의 중산층 목사의 이야기, 런던의 버려진 땅이 아름다운 녹지 공간으로 변한 이야기를 읽으며 함께 기뻐하라. 나이지리아 주교가 과거 서구권의 유산과 서구 우월주의로부터 고통받는 신학적 커리큘럼을 토착화하는 이야기에, 구조적 부정의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고 HIV/AIDS를 징벌로 여기는 남아프리카 지역에 작용하는 징벌의 신학에, 건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현상을 지지하는 브라질과 다른 곳들의 교회에, 힘 있는 이들과 이익 아래 신음하고 고통받는 피조물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인도의 달리트 차별로 인한 고통에 공감하라. 당신은 이 글에서 보여지는 다양성을 즐기게 될 것이다. 선교 5대 지표와 관련된 이야기들과 쟁점들의 범위에 공감하고, 비록 타협으로 인해 상처받기는 했지만 하느님께 속해 있으며 ‘하느님의 위엄으로 가득 찬’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세계에서 하느님의 선교에 참여하게 된 것처럼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에세이의 두 번째 그룹은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맥락으로부터 비롯된 쟁점들이 존재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선택된 에세이들을 보면, ‘연결점이 어디인지’, ‘이 모든 것을 붙들고 있는 동기는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연결점도 동기도 없다. 깔끔하지도 정돈되어 있지도 않다. 어쩌면 이러한 사실이 이 세계의 선교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선교는 복잡하다. 우리가 예수를 따르고 드러내기 위해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것처럼, 선교는 각각 다른 장소로부터 비롯된 각각 다른 생각들로 인해 다면적인 차원을 가진다. 그러나 이 다양한 쟁점들은 우리가 각각 다른 맥락을 통해 관점들을 이해하고 경계를 넓히기 위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우리를 움직일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이것을 새롭게 보려 하면 우리는 기존의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이들의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세계의 많은 그리스도교의 중심지들로부터 온 살아 있는 신학과 반드시 관계 맺기 위해 우리는 더 큰 지적 체계의 필요성을 마주한다. 그들의 서구권 선조들로부터 예리하게 갈라져 나온 비서구권 선교사들의 이동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다중심주의 그리스도교 세계의 결과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탈기독교post-Christian적 서구권에서 이슬람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갈등을 겪고 있는 서구 교회의 이야기를 읽는다. 아시아 관점으로의 성서 읽기는 성서 읽기에 대한 서구권의 접근과 목적을 비판하며 도전한다. 저자의 동양적 배경은 성서를 어떻게 읽고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준다. 예배는 우리가 살아 있는 하느님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에게 핵심적인 주제로 인식된다. 이 성찰의 맥락은 일본의 세속화되고 탈종교post-religious화된 두 도시뿐만 아니라 초월적인 것을 즉시 일반적인 그리스도인의 경험처럼 이해하는 원시적 상상의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하여 더 예리한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선교로서의 교육은 접근 방법과 학습의 이해에 따라 기독교 교육기관이 대안적 공동체가 될 수 있는 탈식민지 시대의 새로운 기회이다.  선교 5대 지표는 성공회 전통 안에서 베번스Bevans와 슈뢰더Schroeder의 그리스도교 신앙의 여섯 가지 상수에 깊이와 조화를 더하기 위한 대화와 마주한다. 선교의 원로인 앤드루 월스Andrew Walls는 맥락에 대한 개괄과 지난 500년간의 그리스도교 선교, 성령이 함께한 선교에서의 놀라운 점들을 포괄한다. 지금 우리는 진정으로 다중심적 그리스도교 선교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이 에세이 모음집이 당신이 (당신에게 이미 친숙한 것이든지 그렇지 않든) 선교 5대 지표를 만날 때, 그리고 에세이의 두 번째 그룹에 대해 고민할 때 당신에게 타옹가가 되길 기대한다.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불완전함과 결함도 함께, 당신만의 타옹가에 추가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제자도의 리듬 안에서 예수를 찾고 따르는 다양한 길을 제공하기 때문에 만질 수 있는 타옹가이며,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비전과 생각을 불러오기에 만질 수 없는 타옹가이다. 타옹가는 완전하지 않다. 그것은 망가짐과 유한성에 의해 제약된 이 세상에서 모든 아름다움과 창조물의 가능성에 공명하는 보물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더욱 소중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가능성과 성취될 약속, 하느님의 위엄과 영광으로 가득 찬 새로운 창조 안에서 이루어질 약속에 대한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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