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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오데이 2020년 2월호
FX가 한국교회에 왜 필요한가? - 전통 교회 관점
교회, 새로운 표현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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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창근 목사 기자 소속 블루라이트교회
작성일 2020.02.05 10:00 조회 765회 댓글 0건

본문

송창근 목사는 2009년 청년 8명과 홍대 거리에 술집을 개조해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를 개척했다.

 

저는 홍대와 강남에 교회를 개척해서 이머징 교회, 선교형 교회를 10년째 사역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회 운동’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초대형 교회에서 부목사로 약 9년간 한국교회 전체의 셀 사역을 소개하는 교회연합 사역을 했었습니다. 제가 볼 때 한국교회의 사역은 기존 교회의 플랫폼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세뛰세코리아’라고 해서, 한국의 대다수 기성 교회와 다양한 교단의 교회들이 연합운동을 하고 있는데, 기존 교회 70 새로운 교회 30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회 운동은 영국에서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미국에서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운동으로 많이 알려졌죠. 그런데 기존 교회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카페, 도서관, 공연장, 문화센터, 생태마을, 이런 특별한 새로운 형태여야만 선교적 교회가 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들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목까지 차올라 있습니다. 기존 교회의 많은 목사님들도 고민은 하고 있는데 돌파구가 없는 상황입니다. 선교적 교회 쪽에서 이야기하는 그런 부분들은 마음은 끌리지만 너무 혁신적으로 느껴져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새로운 교회 운동이 얼마나 잘 정착될 수 있을 것인가, 또 개척하는 교회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새로운 교회 운동이라면 과연 그것이 얼마나 자생력이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새로운 교회도 30년 지나고 나면 기성 교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교회 운동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교회의 표현이 아름답게 정착할 것인가 아니면 기독교 전통과는 단절된 분파주의 표현이 될 것인가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역사와 전통이라는 표현은 참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는 새로운 교회 운동이 기독교의 역사와 교회의 전통과 아름답게 만날 수 없다면 분파주의가 되는 겁니다. 사도행전 5장 38-39절에 보면 ‘인간에서 시작된 운동이라면 사라질 테고 하늘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막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나옵니다.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가 만나고 연합하고 협력하는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독교 전통 안에서도 교단도 다양하고 기독교 전통도 각기 다릅니다. 가톨릭도 있고 성공회도 있고, 개신교 안에도 수많은 교파들이 있습니다. 이 속에서 협력 모델을 이야기하고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의 빛 아래에서 그 모델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가 협력하고 만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성경을 보면서 제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 있습니다. 미션mission이란 두 세계의 대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미션은 예수님의 성육신입니다. 하늘과 땅이 만난 것이죠.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미션은 성전 신앙과 디아스포라 신앙의 만남입니다. 성전이 혁파되고 바빌론 포로로 끌려간 뒤에 성전이 없는 곳에서 디아스포라 신앙이 형성되죠.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기존 교회라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사람들이 성전이 없는 곳에서 시작한 것이 새로운 형태의 교회라고 볼 수 있겠죠. 서바벨 에스라 느헤미야가 이스라엘로 돌아와서 성전 재건 운동을 펼쳐서 성전 신앙과 디아스포라 신앙이 서로 화해를 합니다. 

그다음으로 예수님의 미션은 무엇인가 하면, 갈릴리 바다를 중심으로 유대 땅에 가서 사역하시다가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이방 땅에 건너가서 사역하신 것입니다. 유대 땅과 이방 땅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하신 사역에 대한 평가도 다릅니다. 갈릴리 바다가 어떻게 보면 예수님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다음, 초대 교회의 미션도 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유대인들의 교회죠. 그런데 이방인들의 안디옥교회를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해줍니다. 그리고 안디옥교회는 강가의 교회를 인정을 해줍니다. 강가의 교회는 교회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인데도 인정을 해줍니다. 이렇듯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는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신앙의 역사와 전통을 함께 만들어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로 갈등과 협력을 통해서, 고루한 전통이 아니라 끝까지 지켜내야 될 정통으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웃사이더인 디아스포라들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선교의 주체가 되게 했습니다.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의 연합은 중요합니다. 새로운 교회의 표현은 기독교의 역사와 교회의 전통을 통해서 인정을 받을 때 새로운 교회 운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기존 교회는 새로운 교회의 표현을 존중하고 수용하면서 이제는 시대를 넘어서 계속 역사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역사적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협력이 서로에게 유익을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mission와 선교하는 사람missionary은 다릅니다. 우리는 미션만 생각해요. 그런데 기존 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선교보다 선교하는 사람이 누구인가가 더 중요해요. 교회의 선교 내용이 무엇인가보다 그들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진행하는 방식이 어떠한가가 더 중요합니다. 파이어니어들은 그런 생각을 못 할 수도 있지만, 기존 교회는 오랫동안 있어왔던 전통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이 더 중요합니다. 

새로운 교회와 기존 교회가 FX 운동을 할 때 서로의 자리가 다릅니다. 서로의 자리가 다름을 인정할 때에 대화가 시작되고 협력의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교회가 FX 운동을 하는 것은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입니다. 원형에서 단절되지 않은 채 새로운 형태가 나오는 것이 트랜스포메이션이죠. 근본적인 형태가 돼야 되는 거예요. 새로운 걸 해야 되니까 새로운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교회 운동에서는 살아남는 자체가 과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관계와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영국의 새로운 표현Fresh Expressions운동이 파이어니어 사역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기존 교회는 조금 다릅니다. 기존의 체제 안에 있으면서 변화시키는 리노베이션Renovation이 필요합니다. 40년, 50년 전통적으로 해왔던 분들에게는 매뉴얼이나 교재,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단계적인 훈련 전환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저는 기존 교회에는 구조와 사역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가진 미국식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가 훨씬 더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성공회에서는 혼합경제 교회Mixed economy church라는 용어도 쓰는데 이런 용어는 기성 교회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렵게 들려요. 


예루살렘교회 같은 고루한 교회를 다양한 모든 세대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안디옥교회처럼 변화시키자는 것이 기성 교회의 입장입니다. 또 새로운 교회는 어떻습니까. 강가의 교회,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이 새로운 흐름입니다. 이제부터 자립해서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새로운 교회new church로 자리를 잡는 것이 과제입니다. 우리에게 그러한 모델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10년간 새로운 교회 운동들이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2~3년 내로 기존 교회를 통해서 서서히 전국에 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의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기존 교회와 새로운 교회가 문화적 공유 플랫폼을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송도예수소망교회는 1,000명 가까이 모이는 기존 교회인데 저와 같은 커뮤니티에 있는 미와십자가교회가 거기에 있는 공간 하나를 공연장으로 잘 리노베이션해주고 거기서 공연도 하고 이렇게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문화 공유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미국 뉴욕 근처에 퀸즈장로교회라고 굉장히 큰 교회가 있는데 여러 가지 문제도 많았고 교회에 노인들만 남게 되고 해서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이 교회는 어떤 변화를 시도했는가 하면 러시아계, 중국계 등 다문화 민족들과 교회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있었던 안산동산교회는 초대형교회입니다. 새로운 교회를 하는 사람이 200명 남짓 됐어요. 초대형 교회는 돈과 인력을 대주고 사역의 모든 방향은 새로운 교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플랫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협력하면 10년 동안 해낼 수 없었던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습니다. 

끝으로, 협력과 존중을 위한 제안을 한 가지 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교회는 기존 교회에 대해 ‘선교를 교회를 성장시키는 도구로 저렇게 전락시키는구나’ 하는 시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교회는 선교에 그렇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해줘야 합니다. 기존 교회는 새로운 교회를 볼 때 ‘저게 교회라고? 보편성도 없이 지속가능성도 없이 저러다 끝나고 말겠지’ 하는 시선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경청하고 존중하고 협력하는 모델이 필요합니다. 결론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 교회는 새로운 교회를 통해 표출의 동력을 얻고, 새로운 교회는 기존 교회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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