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마당웹진

미시오데이 2021년 봄호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회를 고민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양승우 기자 소속 강남교회
작성일 2021.04.07 21:16 조회 156회 댓글 0건

본문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정 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코로나19 상황은 교회의 선교와 사목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이 상황은 일시적인 현 상에 불과하고 이제 곧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게 되리라는 막연한 기 대감으로 아무런 변화의 노력을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립스틱을 만들던 화장품 회사를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코 로나19라고 특별히 달라질 것이 있을까? 우린 그냥 계속 하던 대로 립스틱이나 제대로 만들자.” 이렇게 생각하고 립스틱에 집중하는 회 사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기 때문에 이제는 눈화장에 관심이 쏠리 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눈화장에 투자하는 회사 중에 앞으 로 어느 쪽이 더 발전적일까요?

현장의 니즈와 원츠(Needs & Wants)에 무지 또는 무관심한 태도 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은 좋게 보면 장인정신이라 할 수 있지만, 자칫 망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종교 역시 마찬가 지입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고 어쩔 수 없는 변화의 요구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떤 종교는 여전히 립스틱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그 많던 동네 구멍가게, 슈퍼들은 거의 사라지고 이젠 편의점, 대 형마트, 온라인 쇼핑몰만 남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종교계도 그렇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 입니다. 앞으로 온라인교회(또는 사이버교회)들이 많이 생겨날 것입 니다. 수많은 교회들이 사라지겠지만 또 새로운 교회들이 수없이 생 겨날 것입니다.

필름 시장을 주름잡던 코닥은 디카(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적응못 하고 사라졌습니다. 휴대폰의 대표 모토로라,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 장에 대응못하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종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역사의 뒤안길 로 사라지는 것이지요.

일본 각지의 지방은행에서 플로피디스크 사용을 종료한다는 뉴스 를 2020년 11월에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20년 전에 사라진 플로피디스크를 최근까지 계속 사용했다니 참 놀라운 일입니다. 한 때 최첨단을 달리며 잘나가던 일본이 왜 이리 되었는지 이해가 됩니 다. 변화된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고 수했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 교회는 어떠할까요?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달라진 지금도 여전히 플로피디스크 시대의 교회론을 계속 고 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교회는 시대적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시대의 흐름을 잘 살펴보고 변화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지금 도 여전히 이전 시대의 교회론을 계속 고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입니다. 그렇다면, 2021년에 맞는 교회론은 무엇일까요?

요즘은 “플랫폼” 형태의 고용과 노동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공유경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식당도 예전처럼 넓은 공간과 많은 좌석을 필요로 하지 않고, “공유주방”과 배달 위주 로 매출을 올리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용 수요 와 공급의 커넥터, 유동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형태로 노동 시장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플랫폼으로 나아가는데, 교회는 여전히 왕정 시절

의 교회론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이제 건물중심의 교회, 제도중심의 교회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공유 주방”처럼 필요 한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공유 교회” 형태로 변화되어야 하며, 고정 된 형태의 사목이 아니라,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랫폼 사목”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를 세우신 목적은 “그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려는 것”입니다. 성공회는 역 사적 주교에 의한 사도계승을 강조하고 있지만, 진정한 사도계승은 형식의 정당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사도를 세우신 목적 을 이루는 것입니다. 사도적 사명, 사도적 능력, 사도적 활동을 이어 가는 것이 진정한 사도계승입니다.

검찰은 그 자체가 존재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수단일뿐이지요. 모델하우스나 건설현장사무소도 그 자체의 존속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교회 역시 그 자체의 존속이 목적 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느님의 나라를 위한 수단으 로 존재하는 것이 교회입니다. 교회의 존속을 위해서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를 위해서 교회가 존재합니다. 무엇이 목적이고, 무엇이 수단인지 제대로 분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복음서에는 열 처녀의 비유가 있습니다. 미리 기름을 준비한 슬기 로운 처녀와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미련한 처녀. 지금 우리 교회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고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변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되었 나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나요?

물론 시대가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종교에서 도 본질적인 내용은 변하지 않고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그것은 바 로 “성스러움”의 추구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종교가 제도화되면서 ‘성스러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제도 종교에서 벗어나서 신영성운동이나 신종교에 빠지게 됩 니다.

성스러움을 접하고 싶은 욕구나 초월에 대한 요구는 세월이 흘러 도 변하지 않을 인간의 본성입니다. 비록 종교가 없는 사람들, 또는 스스로 종교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종교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능 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깊숙한 곳에는 종교적 흔적, 즉 성스러움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남이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영성’(spirituality)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영 성’의 범위는 ‘종교’와 일치하지는 않으며, ‘종교’보다 더 폭넓은 의 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종교가 없어도 ‘영적인 사람’이 될 수는 있 다는 뜻입니다. ‘영성’은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강력한 힘 또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 것이고, ‘종교성’은 특정한 제도 적인 틀로 제한되고 축소된 영성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특정 종교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모 습을 보이지만, 그러나 영성에 대한 관심과 종교적인 성향은 여전 히, 혹은 예전보다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조 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80%는 ‘종교단체에 얽매이기보다 본 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종교적 믿음을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조직 생활을 강하게 요구하는 제도화된 종교보다는 개인적 수련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5%, ‘기/마음수련 등’ 영 성적 종교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0%에 이릅니다.

지금 한국에서 신종교와 함께 신영성운동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학자들이 예측한 내용들이 한국의 종교 상황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인들에게 종교적 요구는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으나, 기존 종교들이 그 기대와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 종교들은 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적극적인 개혁과 쇄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현대인들의 종교적 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영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에 대답을 주어야 합 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교회는 그 존재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론과 예배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은 책상에서 이루어 지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수많 은 경험을 통해 점차적으로 정립되어가야 합니다. 현장 사목자들에 게 여러 가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적극적 으로 장려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위기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 대를 열어가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